9월 말부터 비타민C 메가도스 요법을 시작해서 이제 한 달 하고도 보름정도 되었습니다. 비타민 C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면서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작용도 있었고 좋은 점도 있었는데 앞으로 한 달마다 기록을 해보려고 합니다.
1. 비타민C 메가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
직장 동료가 비타민 C 메가도스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나도 해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직장 동료는 매끼마다 비타민씨를 3000mg씩 먹고 있다고 해서 저는 처음에 속이 쓰리지 않을까 걱정해서 그렇게 고농도로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리지 않냐고 물어봤었습니다. 그런데 직장 동료는 오랫동안 그렇게 먹어왔기 때문에 위장이 더 튼튼 해져서 이제는 빈속에 먹어도 아무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귀가 솔깃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위암 가족력도 있고 위와 장이 날 때부터 약해서 소화불량과 속 쓰림을 달고 살았습니다. 게다가 IBS인지 뭔지 과민성 대장이어서 유제품을 조금만 먹어도 바로 설사하고 아무튼 툭하면 설사를 하는 체질입니다. 위장 건강을 지키고 싶어서 매스틱 검도 매일 챙겨 먹어봤는데 부작용으로 눈밑 떨림이 생겨서 한 달 만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매스틱검은 위장건강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매스틱검을 먹기만 하면 눈밑 떨림이 생겨서 너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타민c 메가도스 요법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2. 복용 방법
저는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어서 하루에 두끼를 먹기 때문에, 아침식사는 건너뛰고 11시 반에 점심식사를 하고 4시 반정도에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그다음 날 점심을 먹을 때까지 공복을 유지하는 편입니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 반까지 거의 19대 5로 하고 있습니다. 20대 4로 하시는 분들은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내내 그렇게 하는 건 아니고 가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아침도 먹고 저녁을 늦게 먹을 때도 있습니다.
비타민c 메가도스 요법은 하루에 6g, 즉 6000mg을 먹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점심에 3g 한포 먹고 저녁에 3g 한포를 먹었습니다. 비타민c 가루약의 맛이 너무 시다 못해 쓸 정도여서 많은 분들은 알약으로 복용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목구멍이 작아서 알약이 더 목에 걸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가루약이 훨씬 복용하기 편했습니다. 그리고 알약에는 비타민c를 알약 형태로 뭉치기 위해 부형제 같은 첨가제가 추가로 들어가는데 가루에는 첨가제나 부형제도 필요 없어서 100% 비타민c 형태로 복용이 가능해서 장기적으로도 더 안전합니다. 좀 더 쉽게 신맛을 안 느끼고 가루 비타민c를 복용하려면 목구멍 쪽에 비타민c를 털어 넣고 바로 물로 알약을 삼키듯이 삼키면 됩니다. 그러면 혀나 이에 닿지 않아서 신맛이 거의 안 나고 손쉽게 복용할 수 있습디다.
3. 복용 느낌
처음에 비타민c 3000mg을 먹었을때에 느낌은 속이 쓰리지는 않은데 위부분이 뭔가 묵직하게 살살 아픈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스가 많이 차고 배가 하루종일 부글부글거렸습니다. 하루종일 배 속에서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배속에서 소리가 계속 나고 방귀를 미친 듯이 뀌었습니다. 아마 대장에 있던 해로운 세균들이 갑자기 환경이 산성으로 바뀌어서 마지막 발악을 하면서 가스를 배출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4. 효과
1)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사라짐
방귀는 한달동안 지겹도록 계속되었는데 한 가지 달라진 점은 더 이상 유제품을 먹어도 설사를 하지 않는 점이었습니다.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변화였습니다. 평소에 유제품을 일부러 찾아먹지는 않지만 여기저기에 우유가 함유된 음식들이 꽤 많아서 그런 음식을 먹을 때마다 배가 부글거리고 묽은 변을 봤기 때문입니다. 메가도스를 하고 나서는 유제품을 먹었을 때 여전히 부글거리기는 하지만 설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변의 색깔이 원래는 검은색에 가까운 고동색이었는데 비타민c를 먹고 나서는 황토색에 가깝게 바뀌었습니다. 아마도 비타민c 가 산성을 띠기 때문에 대장에 pH를 산성으로 바꿔줘서 거기에 있던 세균총이 장에 이로운 쪽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방귀는 한 달 반이 지난 지금은 처음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이 나옵니다.
2) 잇몸에서 피가 나지 않음
비타민 c가 부족하면 괴혈병에 걸린다는 사실은 중학교 때부터 배워서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고농도로 먹어야 하는지는 몰랐습니다. 메가도스를 하기 전에도 비타민씨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그때는 치간칫솔로 어금니 안쪽을 찔렀을 때 쉽게 피가 났었습니다. 그런데 메가도스를 한 달 하고 나서는 잇몸을 아무리 쑤셔도 절대 피가 나지 않습니다. 확실히 잇몸 건강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3) 간수치 감소
메가도스를 하기 전에 간수치가 AST 49 ALT 43정도로 약간 높았습니다. 메가도스를 하고 나서는 둘 다 30대로 내려갔는데 이게 술을 안 먹어서 내려간 건지 메가도스를 해서 그런 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 피검사는 다음 달에 다시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4) 피부 톤이 밝아짐
평소 여드름이 많이나는 지성 피부인데 비타민c가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 같은 게 여드름에는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아직 복용한 지 한 달 반 밖에 안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얼굴에 기름이 적어졌다거나 여드름이 덜난다거나 하는 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피부톤은 확실히 밝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주근깨나 색소침착에 비타민C가 역시 효과가 있는 듯합니다.
5. 주의할 점
1) 물을 많이 마셔야
비타민c 메가도스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을 얼마나 많이 마셔야 하냐면 한 시간에 한 번은 오줌을 쌀 정도로 많이 마시면 됩니다. 비타민c 메가도스를 할 때 물을 많이 마시지 않게 되면 요로 결석이 생길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물을 많이 마셔주면 요로결석이 생기더라도 커지기 전에 요도를 통해서 빠져나가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마그네슘(mg) 섭취
비타민C 메가도스를 할때 필수로 복용해야 되는 게 있는데 바로 마그네슘입니다. 비타민C 메가도스를 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몸에 필요한 수용성 미네랄이 물과 함께 빠져나가게 되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이 부족해지면 근육 경련, 두통, 불면증, 피로감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보충제로 반드시 보충을 해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허브에서 흡수력을 높인 글리신산 마그네슘을 먹고 있는데, 이걸 먹으면 잠도 잘 오고 설사 부작용도 없어서 좋습니다.
6. 앞으로 계획
일단 한 달 반동안 비타민c 메가도스를 해본 결과 제일 좋았던 것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계속 메가도스를 할 이유가 충분하지만 그것 외에도 일단 평소에 피로감이 많이 감소했고 식사를 한 후에 더부룩한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위장이 약해서 비타민c를 먹으면 속이 쓰릴 것 같아서 많이 걱정했는데, 공복을 피해서 복용하면 전혀 속이 쓰리지 않았습니다. 메가도스를 하루에 세 번 3g씩 복용하는 게 좋다고 하고 이왕재교수님은 하루에 세 번 4g씩 드신다고 하는데 제가 복용하는 비타민c 메가도스는 한팩에 3g이 들어있어서 4g씩 먹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근데 지금은 우선 처음 시작한 단계니까 3g씩 하루 두 번, 총 6g으로 3개월을 먼저 복용하고 그다음에 위장이 괜찮아지면 아침에 3g을 더 추가하고 그다음에는 저녁에 3g을 추가해서 하루에 총 12g을 복용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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